














<사계의 숨> 작가 노트
나의 작업은 생명과 감정이 지닌 순환성과 양가성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생명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이어지고, 감정은 그 흐름 속에서 형태를 달리한다. 나는 이 변화의 움직임을 계절의 미묘한 전환 속에서 감각하며, 생명과 감정이 서로를 비추는 관계를 바라본다. 그 경계의 순간마다 드러나는 미세한 떨림은, 사라짐과 새로움이 동시에 스며드는 생명의 숨결이자 감정의 파동이다.
나는 한 계절과 다음 계절 사이, 완전한 전환보다는 ‘사이’에 머무는 흐름과 변화를 주목한다. 끝과 시작이 맞닿고, 사라짐과 새로움이 함께 스며드는 그 자리에서, 생명과 감정의 순환은 선명해진다. 계절이 흐르듯 감정 또한 이어지고, 상반된 성질들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통해 생명과 감정은 각자의 결을 보여준다.
이러한 순환 속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존재가 바로 소나무와 넝쿨 줄기이다. 소나무는 내면의 신체처럼 중심을 이루고, 뻗어나가는 넝쿨 줄기는 감정의 흐름을 드러낸다. 두 경물은 유기적 구조를 형성하며, 나는 그 관계 속에서 생명과 감정의 순환적 질서와 상반된 성질의 공존을 체감한다. 그 흐름에 따라, 나는 작품 속 ‘나의 정원’을 형상화한다.
‘나의 정원’은 관계가 머무는 이상적 공간이자, 내면의 숨결이 깃드는 장소이다. 생성과 소멸, 채움과 비움, 불안과 안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소나무와 넝쿨 줄기는 서로의 독립성을 지키며 조화로운 형태를 이룬다. 반복되는 선의 겹침과 여백의 호흡 속에서, 나는 ‘나의 정원’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을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비워낸 자리를 생명의 움직임으로 채운다.
자연의 변화와 생명의 리듬은 내면의 감정과 맞닿아 있다. 그 교차점에서 감정은 형상을 얻고, 생명은 감정을 품는다. 나의 작업은 그 만남이 만들어내는 호흡의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이며, ‘사계의 숨결’은 생명과 감정이 서로를 비추며 이어지는 순환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