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ART SPACE IN 전시지원 공모 李복행 개인전 <나의 영토>

글번호
396868
작성일
2024-11-05
수정일
2024-11-29
작성자
조형예술학부 (032-835-8560)
조회수
1063






전시제목|나의 영토

전시일정|2024. 11. 2 - 2024. 11. 12 (09:00-18:00)

전시|인천대학교 2호관 1층 아트스페이스인 



복행 [나의 영토] ART SPACE IN 20241102 - 20241115

 


나는 세상의 크고 작은 개별적 존재들 전체가 거대한 생명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어떤 종류이든 나를 자극하는 것들로부터 나와 세계와의 관계를 관찰하고 思惟하며 존재에 대한 인식을 자유로운 시각적 질서로 풀어내보고 싶다.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대상화하여 무언가를 표현하는 행위만으로 그게 이면서 이고 우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머릿속에서 시간이 잠시 지워지곤 한다. 주변에 있는 것들이 나라고 여겨지는 순간 모든 게 각별하고 의미 있는 존재가 되며, 내 눈을 끌어당기는 요인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외면당한 곳에서 금을 캐듯 발굴하는 일이 나를 들뜨게 하고, 일상에서 주워 모으거나 채집한 사소한 것들이 자발적 생명력으로 두런거리듯 다채롭게 소리를 내면 좋겠다. 내가 버릴 수 없어서 챙겨놓은 캔, 비닐봉지, 병뚜껑, 모기향패드, 커피봉지, 노끈, 녹슨 못, 구부러진 철사, 길바닥에서주운 돌멩이에 이르기까지 버리거나 줍기 전에 한 번씩 멈칫했던 망설임의 순간들은 나와 인연의 상관성을 만드는 단초가 되었다. 그런 인연들이 어디까지 이어지고 끌어올려질지는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 안에서의 선택과 집중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로 협력하여 또 하나의 생명을 일구어내는 게 아닐까?

 

SILVER로 채색된 나의 영토는 인간계에서의 내 욕망과 연민이 뒤섞인 자화상이다. 거기서 SILVER는 나에게 연민의 빛깔이며, 욕망의 한계를 지시한다. 모든 색을 섞어놓은 회색을 닮았으면서 반질반질 광택과 윤기를 발산하는 빛이 혼재한다. 그리하여 눈앞에 펼쳐진 세상만물과 나와의 관계 안에서 교집합 찾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때때로 어떤 덩어리의 대상을 잘게 분해하듯 쪼개보는 습성이 있다. 동시에 자잘한 쪼가리들을 모아서 뭉쳐 덩어리로 완성해보는 태도가 함께 발동하기도 한다. 그걸 머릿속 상상력을 동원해 극단으로까지 밀고가다 보면 분해와 조합의 끄트머리인 양극단과 만나는 순환의 고리가 발견된다. 결국 어디에 초점을 맞추든 이어진 틀 안에서의 분절된 한 순간에 머물러 대화하고 소통하는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배치가 바뀌면 질서가 바뀌고, 질서가 달라지면 존재가 달라지며, 존재의 변화는 생태의 순환작용과 연결되어 무한확장성을 띠게 된다. 모든 것을 그런 시선으로 보고 있노라면 시각적 상상력이 끝도 없이 펼쳐지며 그 연장선상에서의 모든 행위들은 마냥 즐거운 놀이가 된다. 그리고 놀이야말로 궁극의 에너지를 만드는 원천이다.

 

일상의 현실에서 쏟아져 나온 부스러기들을 재배열한 풍경은 현실인가? 비현실인가? 초현실인가? 그건 삶의 실상을 시각적 환경과 논리로 재구성 재배치한 또 다른 현실 아니겠는가. 내가 배치된 삶의 현실을 다른 방식의 질서 속에서 다르게 보는 태도가 해묵은 사고의 전환과 딱딱해진 감성을 깨울 수 있을까?


- 李복행



첨부파일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