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로그인
글번호
540586
일 자
19.08.07 11:01:24
조회수
243
글쓴이
관리자
제목 : 대학총장 징계사태의 본질
   

대학총장 징계사태의 본질

무역학부 유병국 교수

(2대 교수회 교수회장)

 

우리 대학은 최근에 교육부의 감사에 의하여 대학총장이 징계되는 초유의 일을 경험한 바 있다. 우리 대학 40년 역사에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불명예스러운 오점이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 단순한 개인적 일탈 행위로 국한해서 보는 경우와 대학 전체적인 인사행정시스템의 작동문제로 확대해서 보는 경우이다. 만일 첫 번째라면 개인에 대한 적절한 징계와 피해보상 등 국소적 조치에 집중하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경우의 전제조건은 대학 스스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인사행정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느 대학의 학과에서 신임교원을 공개 채용하는데 통보된 면접 일에 불참한 특정 후보자에게 임의로 추가 면접기회를 부여한 후 그를 최종후보자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해당 학과장은 학과발전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하였으며 조교 등 사무직원의 말도 참고하여 다른 면접위원들의 동의도 구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사실을 대학당국이 인지했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대학 인사행정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대학의 주요보직자로 이루어진 채용심사위원회에서는 해당학과의 채용과정을 즉시 중단할 것이며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여 학과장과 해당학과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만일 눈에 띄는 부정 혹은 비리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중대한 절차위반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한다면 이에 합당한 징계조치도 취할 것이다. 여기까지 이루어진다면 비록 특정 학과장 혹은 학과의 일탈행위가 발생했다고 해도 이 대학의 인사행정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대학에서도 많은 위원회들이 각 행정단계마다 존재하며 행정부서 혹은 다른 위원회의 결정을 보완하거나 견제하는 기능을 부여받고 있다. 신임교수채용의 경우 학과채용위원회, 채용심사위원회, 인사위원회 등을 거쳐서 결정되는데 위의 예는 학과채용위원회의 잘못이 채용심사위원회를 통해 시정되는 경우이다. 이와 같이 학과채용위원회의 잘못은 본부의 채용심사원회에서 시정되며, 채용심사위원회의 잘못은 인사위원회에서 시정될 수 있다면, 또 징계위원회에서 이러한 잘못에 대해서 적절하게 판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수 있다면 대학내부의 행정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되어 굳이 외부기관인 교육부의 감사를 유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총장징계 사태의 본질은 채용심사위원회에서 어떤 잘못이 발생했을 때 그 후에 진행되는 인사위원회나 징계위원회가 과연 부여받은 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심각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 있다. 비단 현 총장만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법인체제하에서는 앞으로도 이와 유사하게 인사행정시스템을 흔드는 시도는 계속될 수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때 대학인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인사위원회가 대학집행부인 채용심사위원회의 결정을 그저 추인하는 거수기 역할에만 머무른다거나 징계위원회의 결정이 잘못의 위중함에 비례하지 않고 관련된 책임자가 누구냐에 따라 형평성을 상실한 채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잘못들이 반복될 개연성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위원회, 행정부서 등 내부의 행정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때 대학자율화를 외치는 목소리와는 상관없이 필연적으로 교육부 등 외부의 불필요한 간여와 간섭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대학이 부담하게 되는 유무형의 손실은 실로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채용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금전적으로 총장 등 주요보직자의 수사의뢰에 따라 교육부로부터 수억원에 해당하는 재정사업지원금 삭감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대학 내부의 징계결정이 감독관리기관인 교육부의 중징계 처분요구와 큰 차이를 보인 것에 대하여 추가적인 제재조치(감사, 예산삭감, 정원감축 등)를 언제든지 감수해야할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이렇게 작동하지 못한 행정시스템들이 제대로 점검조차 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인사, 연구, 회계, 부설기관 등 전에 없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대학 행정시스템의 균열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개인적 일시적 일탈행위로 결코 가볍게 처리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목록으로
공지사항
하단배경영역